결혼이나 내 집 마련 등 자녀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 부모님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수억 원이 오가는 목돈을 섣불리 지원했다가는 자칫 '증여세 폭탄'이라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힐 수 있죠.
최근 '혼인·출산 증여공제'가 신설되면서 세금 없이 1억 5천만 원까지 증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동시에, 전통적인 절세 방법인 '차용증(금전소비대차 계약)' 역시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입니다.
과연 두 가지 방법은 어떤 차이가 있으며, 우리 집 상황에는 어떤 것이 더 유리할까요? 각 방식의 장단점을 속 시원하게 비교하고, 당신이 놓치고 있던 핵심 유의사항까지 완벽하게 짚어드립니다.
방법 1: 쿨하게 주고 끝! '1.5억 비과세 증여'
2024년부터 신설된 '혼인·출산 증여재산 공제' 덕분에, 자녀는 기존의 기본 공제 5,000만 원에 1억 원을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본 공제: 10년간 5,000만 원 (성인 자녀 기준)
혼인/출산 추가 공제: 1억 원 (결혼 또는 출산 시 1회)
최종 비과세 한도: 총 1억 5,000만 원
'1.5억 비과세 증여'의 장점과 단점
⭐ 이 방법이 유리한 경우:
자녀의 혼인 또는 출산 시점이 명확하고, 요건을 완벽히 충족하는 경우
부모님께서 자녀의 상환 능력이나 의지에 신경 쓰고 싶지 않고, 깔끔하게 지원을 끝내고 싶은 경우
향후 10년 내에 추가적인 증여 계획이 없는 경우
방법 2: 스마트하게 빌리고 갚기, '차용증'
차용증은 부모와 자식 간에 돈을 '빌리고 갚는' 계약입니다. 국세청은 원칙적으로 가족 간의 금전 거래를 '증여'로 추정하기 때문에,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진짜 채무 관계'임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차용증' 방식의 장점과 단점
적정 이자율 설정: 법정 이자율은 연 4.6%입니다. 이보다 현저히 낮은 이율을 적용하거나 무이자로 빌릴 경우, 그 차액만큼을 증여로 볼 수 있습니다. (단, 그 차액이 연 1,000만 원 미만이면 과세하지 않음)
원리금 상환 증거: 반드시 계좌 이체를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한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현금으로 주거나 상환을 미루면 증여로 간주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객관적인 차용증 작성: 차용증에는 채권자(부모), 채무자(자녀)의 인적 사항, 원금, 이자율, 상환 기간 및 방식 등이 명확히 기재되어야 합니다. 내용증명이나 공증을 받아두면 더욱 확실한 증거가 됩니다.
⭐ 이 방법이 유리한 경우:
1.5억 원을 초과하는 큰 금액이 필요한 경우
자녀가 혼인/출산 계획이 없거나, 시기가 불분명한 경우
자녀가 꾸준한 소득으로 원리금을 상환할 능력이 명확한 경우
향후 증여세 공제 한도를 다른 곳에 활용할 계획이 있는 경우
사람들이 가장 자주 하는 질문 (FAQ)
Q1: 혼인 공제 1억 원은 결혼식 비용으로만 써야 하나요? A: 아닙니다. '혼인'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공제해 주는 것이므로, 자금의 용처(주택 구입, 전세 자금, 생활비 등)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에 부모님으로부터 증여받으면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Q2: 부모님께 2억 원을 무이자로 빌려도 정말 증여세가 없나요? A: 네, 현재 기준으로는 그렇습니다. 법정 이자율 4.6%를 적용하면 2억 원의 연간 이자는 920만 원입니다. 세법상 인정되는 이자(4.6%)와 실제 지급 이자(0원)의 차액이 1,000만 원 미만이므로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한도는 법정 이자율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3: 차용증만 써놓고 나중에 부모님이 '안 갚아도 된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그 즉시 '채무 면제에 따른 증여'가 발생합니다. 부모님이 빚을 탕감해 준 시점에, 남은 원금 전체를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속된 상환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Q4: 1.5억 원 증여 혜택은 아빠에게 1.5억, 엄마에게 1.5억 따로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포함)으로부터 받는 공제 한도는 모두 합산됩니다. 즉,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지에게 받은 금액을 모두 합쳐서 기본 공제 5,000만 원, 혼인 공제 1억 원이 적용됩니다.
Q5: 차용증 작성 시, 자녀의 소득이 없어도 괜찮나요? A: 매우 위험합니다. 국세청은 차용증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때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중요하게 봅니다. 소득이 전혀 없는 자녀가 수억 원을 빌리고 이자를 갚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여로 판명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