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때문에 평생 일군 재산, 자식에게 물려주기 겁난다."
대한민국에서 자산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입니다. 수십 년간 논의만 무성했던 '상속세 개편'이 드디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정부가 현행 '유산세' 방식을 상속인 각자가 물려받는 재산에만 세금을 매기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개편의 가장 큰 혜택은 '다자녀 가구'에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과연 이 개편이 우리 집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이 글에서는 유산취득세 전환 시, 다자녀 가구가 얻게 될 실질적인 절세 효과를 구체적인 숫자로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먼저, '유산세' vs '유산취득세' 개념부터 바로잡기
이해를 돕기 위해 '피자'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현행 유산세 (피자 통째로 세금): 아버지가 남긴 피자 한 판 전체를 기준으로 세금을 먼저 매깁니다. 피자(총 유산)가 클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되어 많은 세금을 떼어갑니다. 그리고 남은 작은 피자를 자녀들이 나눠 갖는 방식입니다.
개편안 유산취득세 (조각 피자에 각각 세금): 아버지가 남긴 피자 한 판을 자녀들에게 먼저 조각내어 나눠줍니다. 그리고 자녀 각자가 받은 '작은 피자 조각'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깁니다. 각자의 피자 조각(상속분)이 작아지므로, 낮은 세율이 적용되어 세금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핵심은 '과세표준 분산 효과'입니다. 상속인이 많을수록 재산이 더 잘게 쪼개져, 각 상속인에게 적용되는 세율 구간이 낮아지는 것이 다자녀 가구 절세의 핵심 원리입니다.
2. [시뮬레이션] 30억 자산가, 자녀 1명 vs 3명 상속세 비교
백 마디 설명보다 하나의 확실한 시뮬레이션이 낫겠죠. 총 30억 원의 재산을 남긴 경우, 자녀 수에 따라 상속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현행 방식과 개편안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 아래 계산은 현재 논의되는 개편안(기초공제 상향, 다자녀 추가 공제 도입 등)을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션이며, 실제 입법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정:
총 상속 재산: 30억 원
배우자 없음, 자녀만 상속
현행 방식: 일괄공제 5억 원 적용
개편안(예상): 기초공제 10억 원으로 상향, 자녀 1인당 1억 원 추가 공제 도입
상황 1: 자녀가 1명인 경우
자녀가 1명일 때는 과세표준 분산 효과는 없지만, 기초공제 상향만으로도 상당한 절세 효과가 발생합니다.
상황 2: 자녀가 3명인 경우
결과 분석: 현행 방식에서는 자녀가 1명이든 3명이든 내야 할 세금은 7억 9,000만 원으로 동일합니다. 하지만 유산취득세로 바뀌면, 자녀 3명일 경우 내야 할 세금이 약 3억 8,000만 원으로 대폭 줄어듭니다. 자녀가 1명일 때보다 절세 효과가 2배 가까이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과세표준 분산 효과'의 위력입니다.
3. 추가적으로 기대되는 절세 포인트
다자녀 추가 공제 신설: 현재 논의되는 것처럼 자녀 1인당 1억 원씩 추가 공제가 도입되면, 자녀가 많을수록 공제액 자체가 커져 직접적인 절세 혜택을 받게 됩니다.
낮은 세율 구간 반복 적용: 위 시뮬레이션처럼, 30억 원에 대해 40~50%의 높은 세율을 한 번에 적용받는 대신, 10억 원에 대해 10~30%의 낮은 세율을 여러 번 적용받게 되어 전체적인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결론: 상속 계획, 이제는 다시 짜야 할 때
아직 국회 통과라는 최종 관문이 남아있지만, 상속세 개편의 큰 방향은 '다자녀 가구에 대한 세 부담 완화'로 잡혔습니다. 이는 저출산 시대에 대한 정책적 고려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PBR이 낮은 주식을 사는 것을 넘어, 이제는 나의 자산을 어떻게 구성하고,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물려줄 것인지에 대한 '상속 플랜'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특히 자녀가 여러 명인 자산가라면, 이번 개편은 수십 년간 고민해 온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여 우리 가족의 상속 계획을 점검하고, 다가올 변화에 현명하게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가장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유산취득세로의 전환, 법 개정이 확정된 건가요?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A1: 2025년 6월 현재, 정부가 공식적으로 개편 방향을 제시하고 세부 방안을 논의 중인 단계입니다. 아직 국회에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야 간에 큰 틀에서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이르면 2025년 하반기 세법 개정안 발표 후 2026년 이후 시행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Q2: 상속세율 자체도 낮아지나요? A2: 현재까지의 논의는 '과세 방식'의 전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최고 50%에 달하는 상속세율 자체를 인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는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한 부분이므로 이번 개편안에 포함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유산취득세로 바뀌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경우 실질적인 세율 인하 효과가 발생합니다.
Q3: 자녀가 한 명뿐인 가구는 이번 개편의 혜택이 전혀 없나요? A3: 아닙니다. '과세표준 분산 효과'는 없지만, 함께 논의되는 '기초공제(현행 일괄공제 5억 원) 상향'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기초공제가 10억 원으로 상향된다면, 위 시뮬레이션에서 보듯 자녀가 1명이라도 상당한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Q4: 배우자가 살아있는 경우, 배우자 공제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A4: 현재 배우자 공제는 최소 5억 원에서 최대 30억 원까지 가능합니다. 유산취득세 전환 시, 이 배우자 공제 방식도 보다 합리적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는 재산 가액을 기준으로 공제해주는 방식으로 전환되어, 사전 계획에 따라 절세 효과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Q5: 이번 개편으로 '사전 증여'의 중요성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A5: 여전히 중요하지만, 전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높은 상속세율을 피하기 위해 미리 낮은 세율로 증여하는 전략이 유효했습니다. 하지만 유산취득세 전환으로 상속세 부담 자체가 줄어들면, 굳이 서둘러 증여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오히려 상속 시점까지 자산을 운용하여 더 키운 뒤 물려주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어, 전문가와의 상담이 더욱 중요해집니다.